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마치 극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걸어도 걸어도』는 분주하게 식사를 준비하는 소리로 시작됩니다.
나이 든 엄마와 중년의 딸이 분주히 음식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엄마 토시코(키키 키린)는 무를 다듬고, 콩을 삶고, 밥을 푸는 일련의 과정을 물 흐르듯 능숙히 해치면서도 딸 지나미(유)와의 대화도 놓치지 않습니다. 곧 집을 방문할 아들 료타(아베 히로시)의 결혼에 대해 걱정 반 험담 반을 딸과 나누면서 말이죠. 늙은 아버지 쿄헤이(하라다 요시오)는 바쁜 주방을 뒤로하고 동네 산책을 나가네요.
료타는 어째 집으로 가는 길이 그리 달가워 보이지 않습니다. 자고 가려고 옷까지 다 준비해 왔건만 당일 돌아갈 교통편을 알아보네요. 그런 료타를 아내 유카리(나츠카와 유이)가 나무랍니다. 게임기를 가지고 돌던 아이가 료타를 료짱이라 부르는 걸로 보아 료타는 아이의 친아버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드디어 가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고,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반가운 얼굴로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가 이어지는 와중에 누군가 그들을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