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말야 #발레리아 #닥터가르시아의환자들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5월 첫 주 연휴는 즐겁게 보내셨나요? 저는 뜻밖에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고생을 좀 했습니다. 지금도 몸 컨디션이 말이 아니네요.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지는 것 같긴 합니다. 비장하게 휴재까지 선언하고 펑펑 놀려고 했건만, 연휴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내고 말았네요.
침대에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는데 드라마 보기만큼 찰떡궁합인 게 또 있을까요. 스페인어를 조금씩 배우면서 종종 스페인 드라마를 찾아보곤 하는데요, 스페인 드라마 특유의 독특한 재미가 있어 공부는 뒷전인 채 드라마에 푹 빠지고는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스페인 드라마 시리즈는 『종이의 집』인 것 같아요. 이것 말고도 흥미진진한 스페인 드라마가 얼마나 많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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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판 『섹스 앤 더 시티』. 이 드라마를 가장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라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네 명의 여성들이 각자 자신의 커리어와 사랑을 찾아 용감하게 부딪히고 함께 우정을 나누는 설정이 참 많이 닮았습니다. 뉴욕이 아니라 마드리드, 조금 낮아진 주인공들의 연령대, 그리고 무선전화기 대신 그녀들의 손에 들린 아이폰이 눈에 띄는 다른 점이네요.
주인공 발레리아(디아나 고메즈)를 중심으로 그녀의 친구들인 롤라(실마 로페스)와 카르멘(파울라 말리나), 네레아(테레사 리오트)의 이야기가 에피소드마다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연애 뿐만 아니라 소설가, 동시통역가, 마케터, 변호사라는 주인공 각자의 직업과 그와 연관된 이야기들, 독립과 커리어에 대한 대화가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나와서 공감이 더 많이 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과감하고 원색적인 오피스 룩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감독 : 인마 토렌테, 라우라 캄포스
에피소드 : 시즌 1과 시즌 2 각각 에피소드 8.
Stream on Netfli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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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말야 (2022)
분명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지금은 서로에게 무관심한 엠마(메간 몬태너)와 난도(미켈 페르난데즈). 엠마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이혼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 친구들과 모임에 가는 날. 하늘에는 월식으로 붉은 달이 떠있고 엠마는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십 년 전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난도에게 청혼을 받았던 바로 그날로요.
뻔하다면 뻔할 수 있는 타임 슬립 설정이지만 개성 있는 등장인물과 통통 튀는 코믹한 전개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무엇보다 인상에 남았던 건 드라마의 배경이 된 도시였어요. 지금까지 보았던 스페인 드라마는 배경이 대체로 수도인 마드리드였는데요, 이 드라마는 세비야가 배경입니다. 드라마 중간중간 사건이 전환될 때, 세비야를 가로질러 흐르는 과달키비르 강과 강변에 세워진 황금 탑을 원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 에제 외렌치
에피소드: 8개
Watch on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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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가르시아의 환자들 (2023)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드라마는 1930년대부터 1960년대, 스페인 내전부터 프랑코 독재 시절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스페인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입니다. 알무데나 그란데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직접 책을 본 적은 없지만 아주 두툼한 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복한 집안에서 도련님이라 불리며 부족함 없이 자랐고, 의사가 되어 전쟁 중에 몸을 아끼지 않으며 환자를 보살피는 기예르모 가르시아 메디나(하비에르 레이). 전쟁이 한창이던 어느 날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환자를 치료하게 됩니다. 누가 적인지 적이 아닌지 알 수 없는 혼돈의 시대. 기예르모는 생존을 위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스페인 현대사를 알고 보았더라면 좀 더 와닿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페인 내전에 대해 제가 아는 거라곤 겨우 이름뿐이라는 사실도 새삼스레 깨달았고요. 내전에 대해 찾아보면서 스페인의 현대사가 우리나라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독 : 조안 노게라
에피소드 :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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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이야기
Spanish Romance - Pablo Sáinz-Villeg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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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기타리스트 파블로 사인즈 비에가스가 연주한 스페인 로망스 연상으로 편지를 마무리할까 합니다. 워낙 유명한 곡이라 첫 소절만 들어도 "아, 그 곡!"이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클래식 기타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스페인. 그런 스페인의 중세를 간직한 도시 톨레도를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가 무척이나 낭만적으로 느껴집니다. 언젠가 다시, 스페인에 가 볼 날이 있겠지요.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 Q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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