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모습을 한 에디 레드메인의 포스터가 강렬했던 영화 대니쉬 걸은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던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에디 레드메인이 에이나르 베게너, 그러니까 릴리 엘베를,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베게너의 아내였던 게르다를 연기했습니다. 둘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가 영화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릴리보다 게르다의 마음을 더 많이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했던 여장이, 남편 베게너의 마음을 흔들었고, 한때 사랑했던 남자가 점점 여자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게르다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톰 후퍼 감독은 영화 『킹스 스피치』에 이어 이 영화에서도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와 함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킹스 스피치도 언젠가 소개하고 싶은 영화 중 하나예요.) 커다란 결심과 변화를 함께 해쳐 나가는 릴리와 게르다의 심리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음악 덕분에 더욱 절절히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