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금요예찬 쓰는 큐레이터Q입니다. 이번 글은 사심을 아주 많이 가득 담아 썼습니다. 영화관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으시다면 『듄』에게 님의 소중한 한표를...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듄'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한 영화의 성공을 이토록 간절히 바랐던 적이 있었던가. 요즘 나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 『듄』이 손익분기점을 넘겨 무사히 2편이 제작될 수 있기를 바라며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아름다운 영상과 느린 호흡, 장엄한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듄』은
새로운 SF 시리즈의 시작을 황홀하게 선포했는데 그 면면이 감독의 전작 『블레이드 러너 2049』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고,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온갖 매체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
번도 내가 본 영화가 박스오피스 몇 위 인지, 지금까지 누적 관객 수가 몇 명인지 관심 있게 들여다본
적이 없는데 요 며칠 간은 매일 이 둘을 확인하고 있다. 더구나 다음 주에는 마블 스튜디오의 새로운
시리즈물 『이터널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눈앞이 캄캄하고 목이 탄다. 다음 주에는 마블 스튜디오의 새로운 시리즈물 『이터널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눈앞이 캄캄하고 목이 탄다. 코로나19로 기약 없이 개봉이 연기되었던 영화가 하나, 둘 영화관에 걸리기 시작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로 출연하는
마지막 007시리즈인 『노 타임 투 다이』가 개봉한 걸 보고 이제 곧 『듄』의 차례도 오겠구나 싶었다. 예전 같으면 고민할 것도 없이 개봉하는 날 영화관에 달려갔을 테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영화관은 일찌감치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어 방문을 자제해야 하는 장소가 되었고 백신을
맞긴 했지만 찜찜한 마음은 여전히 남아있어 몇 번을 망설였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지 않으면 아주 많이 후회할 것 같아서 큰 마음을 먹고 표를 예매했다. 퇴근 후 눈썹을 휘날리며 도착한
영화관은 한산하다 못해 휑뎅그렁했는데 극장 아르바이트생 수보다 로비에서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 수가 적었다. 상영관
안도 상황은 비슷해서 관객이 객석의 반에 반을 채우지 못했는데 아무리 정식 개봉 하루 전날 잡힌 특별 상영이라지만 이렇게 사람이 없어서 괜찮을까
슬그머니 걱정이 들었다. 기대를 키웠다가 크게 실망할까 봐 속으로 “두 시간 동안 드니 빌뇌브가 찍은
사막 영상만 보고 와도 좋겠다.”라고 주문을 수십 번 외우고 갔는데 『듄』은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매혹적이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그 매력에 빠져들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내가 아주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영화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묘하게 감상 포인트가 어긋나 있었다. 내가 아름답고 시적이라고 느꼈던 부분을 쓸데없이 길고 지루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블레이드 러너 2049』다. 이러다 『듄』도 『블레이드
러너 2049』 꼴 나는 건 아닌지. 내가 자꾸만 『듄』의
흥행여부를 초조하게 확인인하는 이유다. 세상의 모든 원작 『듄』 팬과 티모시 샬라메 팬이 힘을 합쳐 이 영화가 성공할 수 있길 간절히 빈다. 제발... 나는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라는 걸출한 판타지 시리즈물이 매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영화관에 걸리는 청소년기를 보냈다. 영화도 드라마처럼 여러 편으로 쪼개져서 나올 수 있다는 개념이 아직은 생소할 때였다. 두 시리즈물 모두 처음부터 엄청나게 흥행했다. 뒤이어 제작된 『헝거
게임』도 무난하게 시리즈를 이어갔고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이제 좀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도 모든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했다. 원작 소설에 기반해 시리즈물로 기획된 영화 중 다음 편이 나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던 적은 내가 아는 한 없었다. 그런데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하는 감독 중 하나인 드니 빌뇌브의 최신작을 보면서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불안감에 휩싸여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고 있는 것이다. 『이터널스』를 보며 마블리에 열광하면 쉬웠을 것을, 어쩌다 『듄』과 사랑에 빠져
이리 고생인지 모르겠다. 세상의 모든 원작 『듄』 팬과 티모시 샬라메 팬이 힘을 합쳐 이 영화가 성공할 수 있길
간절히 빈다. 제발... 금요알람은 언제나 당신의 이야기를 환영합니다. |